9월 4일

“어제 몽골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왔습니다.
시베리아횡단열차로 42시간을 달려가면 목적지인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합니다.
현재 18시간을 왔으니 24시간만 더 가면 됩니다.

어제 밤 몽골 어느역에서 타고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러시아국경을 넘자 첫번째 역에서 새벽에 내린 몽골유학생에게 한국어 쉽게쉽게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가지고 온 성경책을 선물했지요.
읽기연습용이라고 했지만 저자이신 성령께서 더 많은 걸 선물로 주실 줄 믿습니다.
학생도 내리기 바쁜 와중에도 러시아 유심칩을 요금을 충전해서 소진된 데이터를 보충해서 이렇게 소식 전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이른 새벽 마다 않고 공항에 바래다 주시고 아침까지 먹여보내신 노목사님, 몽골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신공항까지 마중나와준 이병근 선교사님과 사모님, 40km 를 떨어진 사역지에서 러시아로 가는 길 배웅차 울란바타르역에서 기다렸다가 손수 싸신 김밥과 삶은 계란 음료수 등을 쥐어주신 김준덕장로님 내외분의 사랑까지 ….
잠시 돌아보면 모두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그 마음들을 채우시지 않으시면 가능하지 않을 넘치는 대접입니다.
보잘 것 없는 소자를 위해 쏟으신 사랑 30배 60배 100배로 갚아주시길 기도합니다.”

9월 6일

러시아인들은 외모에 비해 다정다감합니다.
누구나 사랑의 마음으로 대하면 같이 호의적으로 반응하지만 경계심과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가가면 그들 역시 같은 태도로 대하더라구요.
하나님께서 동행하시는 여행이니 매사 주님의 마음과 방법으로 대처해 보려구 합니다.

여기 시간은 10:30분
6시반에 일어나 보니 맞은편 사람이 곧 내려 출근하는지 아침을 먹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도브라예 우뜨라”(아침인사) 했더니 산더미같이 덩치 큰사람이 입에 잔뜩 빵을 물고 공손히 목례를 하는군요.
이번에 처음으로 혼자서만 하는 러시아여행인데 만나는 몽골인 러시아인들과의 교제를 통해 지난날 가졌던 인식에 조~금 전환을 가져올 것 같네요.
이틀전 밤열차에서도 쌍뜨뻬떼르부르크에 유학중인 20세 몽골대학생과 8시간 가량 동행하며 서로 좋은 시간을 나누었지요.
특히 러시아국경을 통과하면서 직접 열차에 올라와서 입국자를 심사하는 러시아인의 질문들에 내 답변들을 열심히 통역해주는 모습에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던지요.

몽골인들을 언제부터인가 부정적인 눈으로 보고 이따금 그대로 표현하곤 하는 몽골선교사였던 자신이 좀 부끄럽습니다.
이 짧은 시간을 통해 나의 잃어버린 첫사랑을 어디에 떨어뜨렸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우리 동역자 여러분 모두 그렇게 주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해서 더 행복해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새삼 지난 3년전 9월에 떠난 아내가 떠올라 함께 했던 42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아내를 통해 더 많이 알게된 하나님의 사랑을 그 사랑이 고픈 사람들마다 틈나는 대로 나누어 줄 수 있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그들도 그 사랑이 넘쳐서 전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풍성하게 되도록 내내 서로를 세워가며 동행하려는거지요.

슬슬 출출해지니 가볍게 아점을 먹어야겠네요.
오늘도 모두 주님으로 승리하세요 !!!

9월 7일 

시베리아연방대학은 이공과대학입니다. 한국어과가 있다니 의외네요.

오늘은 휴가라서 못 만나고 내일 오후4시 호텔로비로 오겠다고 메시지를 보내왔군요.
대학입구 안내직원이 적극적으로 연결해 준 덕분입니다.
만물을 다스리시는 분께서 모든이들의 마음에 호의를 갖게 해주시는 줄 믿습니다.

대전대학원 논문집와 배재대 한국어교재가 꽂혀있는 걸로 보아 담당자가 대전에서 언어연수하고 석사과정을 마쳤고 동시에 2급 한국어 교원자격증을 취득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한국학센터에서 한국어선생님이라고 부르더라구요.
만나는 시기도 내 계획한 일정보다 정하시는 분의 뜻에 따르기로 하니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고려인협회, 현지교회도 방문을 허락하시면 9일밤 예정된 이르크추크행이 뒤로 미루어질 수 있겠지요.
실은 이곳에서 예배드리고 가길 바랬는데 어떻게 인도하실지 궁금합니다.
모든 영광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 !!!

시내에서 헤매고 있을 때 호텔까지 길을 안내하며 40분여 한국어도 가르쳐 주면서 즐겁게 왔지요.
‘니카’와 ‘안나’ 9학년이라니 하카스에서 만났던 아이들 생각이 납니다.
역시 아이들을 차세대 일꾼으로 삼는 사역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네요.
너밍 세기 더치커 큰어드너 에스더 큰자야 모두 16~17살때 만나 지금의 그들이 되었으니…
과연 어떻게 인도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바로 앞에 눈에 띄었고 똑똑해 보여서 물었는데 아예 약2km 되는 거리를 서슴치 않고 동행해 주는 친절을 베푸네요.
바드마 닮은 애가 안나인데 영어도 제법 해서 알려주는 대로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따라하는군요.
러시아 오시면 제일 먼저 자기들 선생님 되어달라고 해서 메일주소를 주고 받고 인증샷도 각각 찍었지요.
복음의 씨가 떨어지기까지 좋은 밭으로 남아있길 기도해야겠습니다.

9월 8일 

외부로 드러난 정보가 없다고 선교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짐작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곳에 외국선교사들과 현지인 사역자들에 의해 얼마나 왕성하게 복음이 퍼져나가고 있는지 오늘 저녁 한 조선족 전문인선교사를 만나 자택에서 교제하며 듣게 되었지요.
이르크추크 은혜교회 한선교사에게서 양육받아 성공적으로 이지역에 정착하여 사업을 번창시키고 조선족 고려인 북한노동자 현지러시아인 등 가리지 않고 두루 교통하며 삶으로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역이 놀라웠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5번째 막내딸을 출산한 기쁜 날 선교사님까지 만나게 되었다고 기도해 주길 청해서 마음껏 축복하니 천사를 보내주셨다고 기뻐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은 마음입니다.
울랑우데 온천관광지까지 구입예정이라니 물질도 풍성하게 허락하시는 이유가 있겠지요.
길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 보일러공을 통해 이런 만남으로까지 인도하시는 분께서 무슨 일을 계획하고 계신지 기대해 봅니다.
다시 만나길 기약하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지만 모든 걸 하나님께 맡기기로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선교사님을 만나기 3시간 전에 약속한대로 한국학센터 러시아인 책임자와 현지인 한국어교사와 호텔앞 제과점에서 교제시간을 가졌는데 이 센터가 주관하는 4년제 한국어과정에 한국원어민교사가 이선교사님이 동생처럼 여기는 백선생이란 사람이라는 거지요.
알고보니 휴가갔다는 한국어교사는 현재 대전에 체류중이고 배재대 소속 경영학교수가 겸직하고 있다네요.
카톨릭신자로서 선교사는 아니라고 하지만 그것도 확실치는 않구요.
이렇게 세상이 좁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걸 갈수록 더 실감하게 되네요.
겸손히 자신을 낮추고 다 보시고 알고 계시는 그분의 다스림과 인도하심에 전적으로 복종하는게 상책인 듯 합니다.
마지막 가제는 내일 오후 5:14 이르크추크로 떠나기 전에 미카와 안나에게 기드온에서 발간된 신약성경을 방과후 만나 주고 가는 겁니다.
어제 메일주소 확인차 사진을 첨부해서 보낸 메일에 대해 학교에서 감사인사까지 써보내왔는데 다시 만나자는 메일을 잘 받고 올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이런 작은 일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걸 확신합니다.
오늘 분주하지만 즐거운 하루 보내셨지요?
편안한 밤 되길 바랍니다~

대접할 것 준비하는 동안 잠깐 게스트하우스 안팎을 둘러보라고 해서 찍어본 겁니다.
침실들까지는 절제하고…
거주하는 집은 따로 있다네요.
고려인이 아니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구요.

Дом молитво (돔 말리뜨보…기도의집) 침례교회에서 성경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찾아왔지요.
11시부터 서점을 연다니 30분가량 기도하고 가봐야겠습니다.
두 아이들에게 러시아성경도 같이 선물하는게 좋을 듯하고
저도 큰글자성경 있나 찾아보려구요.
어제 만난 선교사님을 통해 또 선한 길로 인도함 받았네요.
감사찬양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

Hello!! Nika gave me your presents and I wanted to say thank you!! They are really nice, I will definitely read the Bible) Also thank you for the food!) It was
cool to meet you)) Good luck with your work and life in the future!

기드온성경과 러시아성경, 그리고 김과 한국라면을 니카에게 주고 왔는데 안나가 전해 받고 메일이 왔네요.
아래는 제가 열차안에서 보내준 답장입니다.

Dear Anna,

Thank you for your blessing.
Did you prepare enough for the exam?
I’ll pray for you to have a good result.
And I’m very glad to hear that you decided to read the Bible.
I wish you’ll find out the really best way and the truth for your life.
Anyway already I miss you.
Then “안녕!” till we meet again.

From K.S.Jun

 

역에 택시로 가는 길에 열심히 시험준비하고 있는 니카가 혼자 나와서 선물을 받았는데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어요.
40분을 함께 걸어서 집을 찾아준 자신들의 호의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다니…
우린 그저 믿기만 했는데 영생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선물을 주시고…
니카가 보내온 메일도 소개할께요.

 

Thank you very much for coming even though it was difficult! very cute gifts I’m delighted 💕 when I collect gifts for you, I’ll send them to you by mail 

이 아이는 벌써 자신이 한 일보다 받은 것에 감사해서 저에게 갚을 생각까지 하네요.
이런 어린아이와 같아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신 우리 주님의 말씀이 이해가 갑니다.

 

I got on the train that departs at 5:14  now.
I’m very happy until now because of meeting with you even in the hard time.
Thanks for your warm heart.
I’ll pray for you to be successful on the exam.
At any time when you have a goog news around your life, share with together.
пока !

From K.S.Jun

바쁜 가운데에 틈을 내어 뛰어 나와서 먼저 사탕 하나를 쥐어주는 따뜻한 마음이 선물을 주고 헤어진후 입에 넣고 다 녹기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듯 했지요.
나의 주님을 감동시키려면 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 드려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13:41 도착입니다.
갈 때는18시간 올 때는 20시간 2시간 더 걸리네요.
주일예배는 이르크추크 UBF 선교사님이 개척한 교회에서 드리려고 합니다.
주일밤 바이칼 알혼섬을 들어가서 묵고 오전중에 땅밟으면서 기도하고 오후에 바로 나올까 합니다.
다음날(13일) 07:57 UB행 열차로 다시 24시간 가야 하니 기력을 좀 아끼는게 낫지요.
그러나 이곳에 세계 여러곳에서 온 무속인들이 모여 악한 영력을 받는 곳이라니 파쇄하는 기도를 한 번이라도 더 심고 가려는 거지요.
11일저녁 승선해서 들어갈 때부터 12일오후 나올 때까지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 바위 두개의 이름을
러시아 발음으로 「Бурхан (부르한) 곶」이라 하네요.
이곳 길이 72km 알혼섬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그 주위에 울타리를 쳐놓고 스스로 무속인들의 성지라고 부르고 입구 게시판에 기록하고 있지요.
그 왼쪽 밑에 러시아어로기술한 내용을 보면 첫줄에 그것과 함께 13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밑에서 동전을 바치는 풍속이 몽골의 성황당에 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존재감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요.
김전도사 말씀처럼 마음껏 이곳 주민들이 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Бурхан이라는 이름에 미혹되지 않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해 달라고 마음을 다해 축복했지요.
개인 차로는 접근이 안되고 이곳 지정된 차량으로만 한 번 타면 무조건 7시간 코스를 순환하는 행사가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전면불허 되었습니다.
나머지 더 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하나님의 싸인으로 알고 저희는 내일 오전에 돌아갑니다.
다만 방문목적에 따라 이 땅도 예수님의 피로 정결하게 씻겨지도록 끝까지 축복할겁니다.
한선교사님과 여기 한 가구 전도해서 한국음식점으로 성공시켜 온 섬에 주님의 이름으로 선한 일 많이 합시다 하고 의기를 투합했지요.
편안한 숙소 예약하셔서 쉬고 있네요.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

 

 

섬에서 나와 이르크추크로 돌아갑니다.
3시간반 걸리네요
내일 07:57 UB로 출발 14일 06:38 도착해서 김장로님 게스트하우스로 곧장 들어갈겁니다.

8시간 만에 울랑우데에 정차했네요.
앞에 러시아 여자분이 동승했고
남은 길은 15시간 좋은 시간 될겁니다.

읽고 있는 성경에 관심을 갖길래 ㄱ ㄴ ㄷㄷ…ㅏ ㅑ ㅓ ㅕ…붙여 읽는 법과 받침까지 자기 공책에 쓰면서 가르쳤으니 필요할 때 복습하겠지요.
86년생 노보시비르스크에 거주하고 몽골을 거쳐 15일 몽골항공으로 부산까지 간답니다.
2개월반 돈벌러…
이「Машя」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꼭 알게 되길 바랍니다.
인터넷이 되면 복음을 전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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